MBC ‘환상의 짝꿍’ 떠나는 방송인 김제동

방송인 김제동은 최근 1~2년동안 언론에 가장 많이 회자된 연예인 중 한 명이다. 지난해 故노무현 대통령 노제에서 사회를 본 것을 시작으로 KBS 2TV ‘스타골든벨’ 하차, M.net ‘김제동쇼’ 방송 불발까지 그의 모든 활동이 정치적으로 읽혀졌고 결국 4년 여 동안 진행하던 MBC '환상의 짝꿍'에서 하차하며 지상파 방송에서 퇴출되는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그가 이시기에 잃은 것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방송활동이 줄어들면서 줄곧 꿈으로만 여겨왔던 ‘토크콘서트’를 진행한 것이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치게 됐고 이 때 얻은 수익을 기부하면서 ‘선행 연예인’ 대열에 합류했다. ‘환상의 짝꿍’에서 하차하면서 이 프로그램의 이름을 따 불우한 환경의 어린이들을 위한 ‘환상의 짝꿍’ 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대안학교를 설립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이제 곧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게 된다.

'환상의 짝꿍'을 떠나는 김제동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만났다. 약 30분간 이어진 인터뷰였지만 3시간 인터뷰를 했을 때보다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트위터에 금주 선언을 한 뒤 술마시면 강아지라고 했는데 오늘 '멍멍'이라고 쓸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다음은 김제동과 나눈 일문일답

- 환상의 짝꿍‘ 녹화를 마치며 눈물을 흘렸다. 많이 아쉬워 보였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니까 더 그렇다. 나는 시골에서 자랐기 때문에 방송국 견학만 해도 설렜다. 여기 오는 시골 어린이들도 몇 달간의 이야깃거리가 생기는 것 아닌가. 이제까지 천 여 명의 어린이들이 그런 추억을 안고 갔다. 특히 ‘환상의 짝꿍’은 ‘놀러와’랑 ‘무릎팍도사’와 같은 날 녹화하기 때문에 재석이 형과 호동이 형을 본다는 설렘도 있을 것이고. (웃음) 바라건데 앞으로도 아이들이 출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겠다. 어떤 방송국이어도 좋고, 꼭 내가 사회자가 아니어도 좋다. 아이들의 동심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다.

- 그동안 출연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사실은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조카가 9명이다. 보통 아이들이 8살쯤 되면 애들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그런 시선이 어른의 시선이라는 걸 2년 전 쯤 깨달았다. 이제까지 아이들을 향한 모든 평가가 서른이 넘은 어른으로서 나의 재단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나쁜 아이는 없다는 것이다. 나쁜 어른만 있을 뿐이다. 또 좋은 아이도 없다. 좋은 어른만 있을 뿐이다. 그러니 아이 앞에는 수식어를 붙이지 말았으면 한다. 아이들은 어떠한 평가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그 자체로서 어린이 아닌가. 이런 말을 하는 나도 사실 얼마 전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다 한 중학생이 ‘야! 김제동’이라고 불러서 야단친 적이 있다. 지면을 빌어서 사과드린다. (웃음)

- ‘환상의 짝꿍’을 마지막으로 방송인이라고 칭하는 게 어려울 것 같은데?

▶조만간 방송을 하나 들어갈 것 같다. 내가 주축이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없지만 방송국에서 공식발표가 있을 것 같다. 아마도 토크콘서트 전이 될 것 같은데...뭐라도 시켜주면 열심히 할 각오다. 다음 주 께 MBC에서 공식 보도자료가 나올 것 같은데 오래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웃음)


◈삼천만원 기부...벅찬 빚을 상환하는 것

- ‘환상의 짝꿍’을 마치며 삼천만원을 기부했다.

▶‘느낌표’를 할 때도 그렇고 ‘산넘고 물건너’ 할 때도 그랬다. 일정 부분 채무 상환이다. 그러니까 기부라기보다는 벅찬 빚을 상환한다고 할까. ‘환상의 짝꿍’에 부모님과 함께 하는 코너가 생기면서 결과적으로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 어린이들이 나오는 길이 원천적으로 봉쇄됐다. 우리 사회는 원칙적으로 누구나 열심히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되고 누구나 열심히 하면 부자가 된다. 하지만 틀림없이 보이지 않는 장벽이 존재하고 점점 개천에서 용나는 게 힘들어진다. 우리 프로그램조차도 끼가 많은 아이들만 나오지 않나. 이런 장벽을 깨기 위해 농촌특집도 시도해봤지만 그것만으로는 어린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내가 도움을 주기 위해 기금을 마련하고 싶었다. ‘아름다운 재단’과 기금조성협약식을 통해 공식화하고 토크콘서트 수익 기부 및 다른 기부자들이 기부하는 형식으로 해서 재원이 마련되면 올 겨울 께 대안학교로 가는 종자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환상의 짝꿍’이란 이름을 사용하게 해준 MBC에게도 감사드린다.

아이들은 평가받지 않을 자격이 있다. 경쟁을 하되 적어도 똑같은 출발선을 보장해주는 게 어른의 의무다. 그 다음에 아이들이 협력을 해서 사회를 만들어 나가게 하는 것도 어른들의 몫이다. 나는 잘 살고 있다. 좋은 차 타고 좋은 집 살고 매니저가 와서 출퇴근 시켜준다. 아마 재산을 물려받지 않고 자수성가한 내 또래 중에는 상위 1% 정도 될 것이다. 그러니 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방송은 생기다가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방송이 없어지는 건 기본적으로 내 능력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급변하는 방송환경에 내가 잘 맞추지 못했다.

- 김제동을 소셜테이너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엔터테이너, 폴리테이너...여러 명칭이 있다. 끝에 -er이 붙는 건 역할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사회적이다. 동물들 사이에서도 반대자가 있고 숙청당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숙청 시스템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이성을 바탕으로 진보하고 정반합의 원리로 발전해 나간다. 그러나 정만 있고 반만 있다면 그건 사회가 앞으로 나가는 것에 대한 거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의 의견에 반대되는 의견을 했다면 거기에 대한 생산적인 토론을 할 자세가 돼 있다. 그런데 굳이 그걸 용어로 규정지을 필요가 있나.

사실 TV에 나오는 것 만큼 큰 사회 참여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TV에 나오는 것만 보고 싶다는 사람들의 의견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웃음을 드리려고 하면 울음이 나는 곳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계속 웃고 있어도 내 옆에서 누군가가 고통을 당하거나 불합리한 일을 당하고 있다고 하면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것이 방송인으로 적합하지 않다면 그것 역시 일리가 있다. 그나저나 현재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사회 참여는 결혼이다. (웃음)

- 말이 나온 김에 결혼은 언제쯤 할 생각인가?

▶토크 콘서트 때마다 늘 아침 7시 반에 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 나도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진부한 얘기지만 걸리기만 해봐라. 올 한 해 내가 운이 너무 좋고 어떤 여자 분이 운이 없으면 결혼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만 생각 있다고 할 수는 없으니...


- 출처 : 노컷뉴스(cbs.co.kr) 조은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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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픽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