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이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건설 중인 아이파크시티. 6747가구의 미니 신도시급으로 개발되는 이 단지에는 입주 예정자들과 시청 담당자들을 놀라게 한 평면 설계가 하나 있다. 전용면적 202㎡형에 적용된 '더블 하이트 하우스(Double Height House)'가 그것이다.
같은 공간 내에서 천장 높이를 달리한 3차원적 평면으로, 주방과 방의 천장 높이는 일반 아파트 수준(2m)이지만 거실 천장 높이는 5m다. 이 평면을 옆에서 보면 'ㄴ' 모양이다. 생김새가 울퉁불퉁해 층층이 쌓아 올리는 아파트에서는 꼭대기 층에서나 가능할 법한 형태지만, 아이파크시티는 1층부터 꼭대기 층까지 한 동 전체를 이런 구조로 짓고 있다. 장경일 상무는 “수원시 담당 공무원들이 설계도를 보더니 깜짝 놀라며 '진짜 이렇게 지을 수 있냐'고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런 독특한 설계는 아파트의 가장 큰 단점인 폐쇄성과 답답함을 다소나마 덜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아파트 특성상 천장 높이를 마냥 키울 수 없다. 그러다 보니 평수가 아무리 커도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주택설계팀의 고정렬 부장은 “집 공간의 일부이긴 하지만 거실 천장고를 높임으로써 탁 트인 느낌을 주고 채광·통풍·조망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이 평면을 구상한 건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가운데 더블 하이트 하우스로는 채산성이 맞지 않았다. 일반 아파트보다 건축비가 많이 들고 집을 지그재그로 쌓아야 해 가구 수를 늘리기 힘들었던 것. 그러다 보니 아이디어를 마땅히 도입할 단지가 없었다.
그러다 유례가 드문 초대형 단지인 아이파크시티를 조성하면서 획기적 평면을 과감히 시도하기로 했다. 장 상무는 “수원에 제대로 된 랜드마크(지역 대표) 아파트 한번 지어보자는 최고경영층의 결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평면은 인기가 많은 편이다. 요즘 아파트 시장에서 대형 평형이 고전하는 편이지만 더블 하이트 하우스는 계약이 잘 됐다. 지금까지 아이파크시티 1~3블록에서 37가구가 분양됐다. 앞으로 나올 4~6블록의 가구 수는 미정이다.
- 출처 : 중앙일보(Join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