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초부터 일자리 위기가 그 실체를 드러낼 전망이다. 희망근로와 청년인턴 등 정부가 밀어붙였던 '단기 일자리'들이 지난해 말로 모두 종료된 데다, 민간 부분의 채용 계획도 별로 없다. 다시 관련 사업이 재개되는 3월 전까지는 현재 우리 경제가 마주하고 있는 '일자리 위기'가 그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셈이다.
이미 취업자 수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만에 감소세를 보였고,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도 12월 전월대비 무려 37.3%가 늘었다. 여기에 50~60만 명의 졸업생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1~2월의 고용 상황은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월 취업자 4개월 만에 감소…실업급여 신청자는 전월 대비 37% 증가
희망근로와 청년인턴 등 정부가 직접 재정을 쏟아 부었던 일자리 사업이 지난해 말로 대부분 종료됐다. 희망근로는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동안 다시 실시할 예정이지만, 1~2월은 지난해 25만 개였던 관련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더욱이 올해 희망근로 사업은 지난해보다 15만 명 줄어든 10만 명 규모로 진행된다.
총 6만6000명에 달했던 청년인턴의 대부분도 정규직이 되지 못하고 다시 취업 전선으로 쫓겨났다. 공공기관 1만2000명, 중앙 및 지방정부 1만7000명, 중소기업 3만7000명에 달했던 청년인턴이 고스란히 실업자 대열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정부는 청년인턴 사업도 6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지만, 예산안 통과가 늦어지면서 빨라야 1월 말에야 시행이 가능하다. 게다가 희망근로와 마찬가지로 그 규모도 줄어들었다. 행정 인턴은 올해 7000명 수준이고 공공기관도 지난해보다 7000명이 줄어든 5000명만 모집한다.
정부 주도의 일자리 사업이 재개되긴 하지만, 그 규모가 모두 줄어들어 작년과 같은 효과를 보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1~2월 고용위기의 징후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취업자 수는 희망근로 사업의 종료로 전년 동월 대비 1만 명이 줄어들어 4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20대와 30대의 취업자가 전년 동월대비 10만9000명, 14만2000명이 줄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 수 증가는 더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12월 1~23일까지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7만1885명으로 한 달 전인 11월 같은 기간의 5만2348명에 비해 37.3%나 늘어났다. 지난해 1월 12만8000명에 달했던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계속 줄어 10월 6만7000명, 11월에 7만 명까지 줄어들었었다.
질 좋은 일자리는 작년보다 더 줄어…"정책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
▲정부가 올해 정책 목표로 일자리 창출을 꼽으며 예산도 지난해에 비해 29%나 많은 3조5166억 원을 배정했지만, 이 일자리들이 여전히 '단기 저임금'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정부가 올해 정책 목표로 일자리 창출을 꼽으며 예산도 지난해에 비해 29%나 많은 3조5166억 원을 배정했지만, 이 일자리들이 여전히 '단기 저임금'에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질 좋은' 일자리는 여전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291명을 뽑았던 국가공무원의 올해 채용 규모는 777명이 줄어든 2514명이다. 23.6%가 줄어들었다.
민간 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KT는 이미 사상 최대 규모인 6000명의 명예퇴직을 확정했다. 삼성화재와 기업은행 등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심지어 삼성경제연구소 마저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고용사정 개선 폭이 크게 확대되지 못하면서 '고용 없는 회복'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며 "이는 2010년 한국경제 성장세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임시의 단기 일자리'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
때문에 한 고용 관련 전문가는 "1~2월 고용 한파는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며 "이제라도 정부가 임시 일자리보다는 안정적인 질 좋은 일자리 늘리기로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 출처 : 프레시안(pressi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