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때, 갑자기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교통사고로..
학교에 있었던 나는, 교내 방송에서 "1학년 2반 픽시맨~ 교무실로 오세요~~" 소리에 교무실로 갔고, 할머니께서 아프시다는 말을 전해 듣고, 먼 길을 걸어 집에 도착했다..
당연히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물어물어 오산의 한 병원 영안실과 연결이 되어, 큰어머니와 통화가 된 뒤 돌아가신 걸 알고 그대로 의자 위에서 굳어버렸다..
여차저차 해서 할머님의 장례식을 무사히 끝내고, 산에서 내려와 집에 도착할 무렵.. 집 앞에는 중학교 같은 반 친구들이 모여 있었다..
난 그래도 친구들이 반가워 어떻게 왔느냐 물어봤고, 부반장이었던 친구가 반에서 모은 조의금이라며 조의 봉투를 나에게 내밀었다..
나는 그 봉투를 보는 순간 벽을 붙잡고 울음을 터뜨렸다..
나름 강하다고 생각했던 나의 속내가 의외로 여리다는 것을 한 순간에 친구들에게 보여준 셈이 되었다..
난 그렇게 고마운 친구들에게 장례식 음식이지만 정성껏 대접을 했고, 그 이후에 친구들과 더 돈독한 사이가 되었던 듯 싶다..
작은 일, 큰 일 가리지 않고 순수한 나의 감정들이 폭발했었던 지난 날을 떠올리면, 지금은 사회라는 곳에 지지 않기 위해 순수함을 구석 어딘가에 꼭꼭 감춰놓고 건조하게 사는 듯 싶다..
나의 어린 시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