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우리 결혼했어요'의 한 장면
최근 들어 MBC를 대표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변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6년 말부터 올 봄까지 1년 넘게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무한도전'이 최근 들어 약세 조짐을 나타내고 있는데 반해, 지난 3월 중순 시작한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의 새 코너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결혼했어요')는 시간이 갈수록 시청률과 인지도 면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했어요'는 '일밤'이 1부와 2부로 나뉘어 방송을 시작한 지난 1일, 1부로 편성돼 18.8%(이하 TNS미디어코리아 전국 집계 기준)로 5월 마지막주 지상파 3사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로써 '결혼했어요'는 올 초까지 최근 1년 간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정상을 굳건히 유지했음은 물론 각종 시상식에서 예능 관련 상을 싹쓸이하다시피 한 '무한도전'에 같은 주 방송분에서 4.3% 포인트나 앞서며 MBC의 새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등극할 태세를 보였다.
'무한도전'은 지난 5월 31일 방송에서 14.5%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7일에도 15.7%를 나타내 여전히 '결혼했어요'의 1일 시청률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시청률 뿐 아니다. '결혼했어요' 및 이 코너 출연자들의 이름은 최근 들어 여러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수시로 인기 검색어로 오르며, 인지도 면에서도 '무한도전'을 압도하는 모습이다.
'결혼했어요'의 최근의 시청률 및 인지도 상승은, 결혼이란 소재를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접목시켰다는 '이색 시도'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다양한 성향의 스타 가상 커플들을 한꺼번에 등장시킨 점도, 재미를 배가시키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MBC '무한도전'
반면 '무한도전'은 여전히 매회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등 다섯 멤버의 캐릭터에 이제는 시청자들도 익숙해져, 초창기 혹은 절정기의 신선함과 재미를 선사하지 못하는 점이 약점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방송계 일부에선 '무한도전' 팀이 '결혼했어요'의 약진으로 인해, 오히려 홀가분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이색 평가'를 내리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 1년 간 '무한도전'의 아이템 맟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 등은 매스컴을 넘어 경쟁 방송사의 관심의 초점이 될 정도로 방송계 안팎의 집중 조명을 받아왔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1년 넘게 지상파 3사의 예능을 이끌어왔던 '무한도전'은 높은 인기의 반대 급부로, 여러 부분에서 이에 상응하는 부담감을 가졌을 것"이라며 "하지만 근래 들어 자사의 '결혼했어요'의 급상승세로, 이전에 비해 시청률 및 인기에 대한 부담이 한결 덜해질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시청률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던 '무한도전' 초창기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무한도전'의 향후 재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 출처 : 스타뉴스 -